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이익 성폭행 및 이자혜 사주 논란 (문단 편집) === 4차 입장문 === 2017년 10월 4일부로 트위터를 통해 올라왔다. ||지금에서야 글을 올리게 됐다.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었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근 1년간 참고 있었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기 전까진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아무도 안 믿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 스스로 떳떳하기 때문에 길어도 몇 달 안에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그것은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 글을 올리는 까닭은 나에 대한 오명을 벗기 위함이며, 나의 인권과 창작자로서의 자유를 지켜달라고 요청하기 위함이고, 그동안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인간적 대우를 받았을 뿐 아니라 송사에 휘말려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으로 인한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기 위함이기도 하다. 우선 무엇보다 나는 강간 사주나 방조 혹은 기타 성범죄의 죄목으로 조사받지도 않았다. 나는 모욕죄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건으로 고소되었고, 이익과 함께 고소되어 같은 사건번호로 배정되었다. 이하정은 내 만화 3개(<미지의세계 17화>, <포도주와 포타주의 식사>, <아이들 걸즈>)가 자신을 그렸으므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 모욕죄가 불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이후, 이하정은 다른 지역 경찰서에 또 다시 나를 모욕죄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기에 나는 한 번 더 조사를 받아야했다. 결과적으로, 한 건의 모욕죄가 인정되어 약식기소로 소액의 벌금형을 받은 사유는 이하정의 폭로문이 올라온 이후의 행위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폭로문 이후에 내 비공개 계정에 쓴 글의 유출 때문이며, 이 글에 대한 캡쳐는 공개적으로 떠돌아다니지도 않은 것으로 안다. 즉 이 모욕죄는 내가 대중에게 매도당하고 비난받은 까닭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내가 모든 것을 잃고 고통 받아야 했던 직접적인 이유는 이하정의 폭로문으로 인해 강간 사주범, 그리고 2차 가해자로 오해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하정의 고소장에는 나를 어떻게든 강간 사주 등의 성범죄자로 몰아가려는 주장과 자료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나, 경찰 측에서 나를 도저히 성범죄의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본 듯하다. 결국 나는 법적으로는 어떠한 성범죄의 혐의에 대해서도 다투지 않았다. 후술하겠지만 형사 수사에서는 상대의 고소내용을 확인할 수 없으나, 이하정이 형사 고소와 더불어 민사도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이하정의 고소장 전문을 볼 수 있었다. 고소의 문제 이전에, 이하정이 폭로문을 올리자마자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는 이미 모든 것을 잃었다. 내 존재는 세상에서 삭제되었고, 내가 평생 동안 알고 지내던 그 어떤 사람들도 믿을 수 없게 되었으며, 그렇게 내 만화를 칭찬했던 모든 사람들이 폭로문을 읽자마자 내 만화가 더럽고 추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내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들 하고 있다. (그들은 이하정의 실명을 언급하는 것도 2차 가해라고 주장하나, 이하정은 처음부터 자신의 실명을 밝히고 폭로문을 올렸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나는 내가 이러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이 매우 부조리하며, 웬만한 희극 뺨치게 우습기까지 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들이 말하는 성범죄와는 전혀 연관이 없기 때문이며, 이하정의 폭로문이야말로 날조된 내용으로 점철되어있기 때문이다. 이하정이 폭로문을 올린 직후, 나도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 3년 전 일이라 기억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미필적 고의로라도 잘못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나에게 이하정은 블로그와 카톡으로 일정기간 연락하다가 연이 끊긴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고,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다. 게다가 나는 당시 너무도 패닉하여 이성적인 사고와 발화를 할 수 없었는데, 그런 상태에서 내가 기억도 인지도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공격당하자 나조차 나를 못 믿어버렸으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증거자료들은, 나에 대한 모든 기록말살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후에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자료들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네이버 블로그 안부게시판에 이하정이 남긴 글 전문과, 당시 사용하던 핸드폰에서 찾은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이하정과의 카톡 대화내역 전문이다. 이외에도 이익을 포함한 당시 내가 타인과 나눈 모든 카톡 내역과, 심지어 첫 만남 당일 동석했던 B가 이하정과 이익이 대화 나누는 모습을 찍어 나에게 보냈던 동영상까지 찾았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나도 당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익 또한 이하정과의 카톡 대화 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이하정은 폭로문과 고소장에서 내가 성폭행의 공범이라는 뉘앙스로 몰아갔다. 그러나 실제 경찰조사 내역을 따져보면 내가 걸린 명예훼손과 강간 건은 전혀 상관이 없다. 혹자들은 내가 강간 건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하정의 폭로문으로 인해 나는 성폭행 방조 혹은 사주의 범죄자로 대중에게 알려져 내 명예에 심각한 훼손이 있었고 모든 것을 잃었다. 때문에 우선 이에 대해 반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래 내용이 그것의 일부이며, 이는 모두 나의 기억이 아닌 기록 자료들에 근거한 것들임을 밝혀둔다. 당시의 카톡 내역을 아무리 뒤져봐도 내가 강간을 알 수 있을만한 내용이 없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강간이 일어났었다고 내가 인지하기가 불가능했다. 특히 (이하정이 폭로문에서 강간에 대해 가장 상세하게 묘사했던)첫날은 더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이하정은 그가 폭로문에서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성폭력을 당한 사람이 도저히 할 것 같지 않은 말들을 했기 때문이다. 이건 피해자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며, 이하정의 사실 왜곡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우선 만남이 있기 며칠 전 이하정은 서울에 머물 곳이 없다며 이익의 집에서 재워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다는 내역이 있다. 이하정은 당시 지방에 살고 있었고 이익의 집에서 자고 가기로 미리 부탁해뒀기 때문에 애초에 ‘시간이 끊긴 대중교통’이랄 것은 없었다. 그리고 모임의 분위기가 고조되어 다 같이 이익의 집에 가서 더 놀자고 의견을 모았으나, 나는 화난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이하정은 내가 외박이 힘들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내가 당시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외박이 어렵다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했으므로), 내가 집에 가던 시점은 이하정이 살던 지방으로 내려가는 기차가 아직 끊기지 않은 시각이었다. 만남은 이하정과 나와 이익 외 B라는 남성도 함께였고, B가 찍은 만남 당시의 영상에는 이하정이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떠들며 자연스럽게 농담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그가 그 자리를 두렵거나 어색해한 것 같지는 않으며, 이후로도 나에게 그 자리가 불편했다는 어조의 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 또 내가 자리를 떴을 때는 분명 이하정과 이익 단 둘만이 아니라 B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그날 먼저 집에 간 뒤에도 이하정과 간간이 카톡을 했다. 거기서 이하정은 이익과 같이 있고 집이 편안하다고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 내역이 있다. 참고로 폭로문에서 이하정은 당시가 한겨울이라고 했는데, 실제 그 첫 만남은 5월이었으며 그날은 특히 온도가 높은 날이었다. 그 다음날 이하정은 피해를 호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이 이익과 성관계를 하였으며 ‘완전 좋았다’고 장황하게 늘어놓았고, 내가 잘 들어준 내역이 남아있다. 이하정은 성관계를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며 만족감을 구체적으로 얘기했으며, 자신의 남자친구보다도 잘한다거나 앞으로도 이익과 여러 번 보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 일반인으로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이하정의 폭로문을 읽고 나서 그 실제 카톡 내역들을 본다면 누구든 괴이함을 느낄 것이다. 카톡 내역에서 섹스가 얼마나 좋았는지에 대해 매우 선정적인 문장들로 묘사하는 이하정의 표현들은 상당히 길게 이어졌는데, 여기서 누가 도대체 어떻게 강간이 있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차릴 수 있을지 도저히 모를 정도이며 이 황당함을 증명하기 위해 대화의 전문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한 이하정의 표현들은 나와 기존에 1년가량 온라인으로 나누던 대화들에 비해서도 특별히 과장된 수위가 아니었다. 이하정은 이전부터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나에게 매우 구체적으로 말해왔으며 섹스에 대한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는데, 이는 그가 나의 블로그에 남겼던 글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이하정은 본인이 성욕을 못 이긴 것 같아 남자친구한테 죄책감이 든다, 이익에게 여자들이 많을 것 같다, 본인을 사랑하지 않을 것 같다며 관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였고, 나는 ‘신경 쓰이면 앞으로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조언까지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이하정은 이익을 만나러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이 정황을 마주했을 때 과연 어떤 사람이 강간이 일어났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전체 대화를 모두 살펴보아도 이하정이 나에게 ‘분명히’ 말했다던 “나이 많은 사람이라 무섭다”라고 한 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다. 내가 이하정에게 했다는 “님은 안 늙은 줄 아나요,,” 라는 말도 존재하질 않는다. 만약 이 시점에 이하정의 주장처럼 내가 폭력적인 언행과 무시로 일관했다면 카톡 대화 또한 그 시점에서 중단되거나 서먹한 관계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반년 가량 대화는 일상적으로 계속 이어졌다. 또 내가 그 둘에게 자라고 강요한 일이야말로 전혀 없다. 애초에 강요를 한다고 그것을 따르는 관계도 아니었거니와, 강요가 가능했다면 둘이 성적인 관계가 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설령 내가 이익한테 이하정을 강간하라고 지시(?)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걸 이하정이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그들 앞에서 직접 지시하거나, 전지적 작가시점이 아니라면 알 수가 없는데(물론 그러한 내역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점마저 이탈한 무리한 주장이라고 여겨진다. 게다가 첫날 오히려 이익은 짐이 많다며 퇴근 후 집에 가려고 했고, 나는 만나기로 한 약속을 쉽게 깨려고 하는 것에 대해 이익에게 짜증을 낸 내역이 있다. 또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직후, 기분이 상한 내가 이익에게 비꼬며 놀린 내역 또한 존재한다. 이하정의 폭로문처럼 만화가 올라온 뒤 내가 ‘포주’라며 연락하기는커녕, 카톡 내역을 보면 만화가 올라온 당일 이하정이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 여자캐릭터가 본인이냐고 물어봤고 나는 당연하게도 아니라고 대답했을 뿐이다. 또 이하정이 폭로문에서 내가 떡이나 치라면서 떡 사진을 보내면서 무시했다는데 그것은 내가 그날 먹었던 떡 사진을 보낸 것이었다. 당시 나와 이하정은 평소의 사진들을 일상적으로 주고받곤 했다. 이하정은 그 떡 사진을 보고 떡이 자신이 좋아하던 캐릭터와 비슷하다며 말장난을 치기까지 했다. 5월 하순 이하정이 이익과의 관계를 자세히 적어둔 비공개 블로그 글을 자신의 모친에게 들켰다고 내게 알린 내역이 있다. 이하정은 자신의 사생활을 들킨 것에 대해 당황하며 부모님과 심하게 싸웠다고 걱정을 해서, 나는 이야기를 들어주며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익이 나쁜 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하정은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오해가 풀렸다고 알려왔다. 부모님까지 관계를 알고 계신데 내가 굳이 개입할 이유조차 없었다. 이하정의 말대로 상세하게 쓰인 일기를 본 입장이라면 나보다 더 자세히 알고 계셨을 것이 아닌가. 나는 이하정이 왜 그 일기를 고소장에 제출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심지어 이하정은 2013년 7월 나에게, 자기와 잔 남자(내가 모르는 사람이라던)에게 학교 친구를 소개시켜줬고 그들이 관계를 가진 후 친구가 만족감을 표시하자 질투가 나고 자신의 친구를 때리고 싶으며, 나에게도 자신이 이익과 관계했을 때 내가 기분이 나빴을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했고, 나는 괜찮다고 했다. 이후 나와의 대화와 그의 공개 블로그에도 이하정이 이익에 대해 이따금씩 친근한 느낌으로 언급한 내역들이 남아있었다. 당시 나는 이익에게 반 존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하정은 이익에게 “야, 너” 등으로 하대하여 불렀고, 이익이 준 작은 노트에 낙서를 했다, 이익은 자신의 그림을 칭찬하지 않으니 죽어라, 고양이를 갖고 싶으니 이익을 죽이고 이익이 키우는 고양이를 데려오자, 이익은 탈모이니 스님을 하면 어울리겠다 등 스스럼없는 표현을 하곤 했다. 이런 대화를 보고 누가 성폭력이나 위계적 억압의 흔적이라도 추측할 수가 있을까? 게다가 이하정과 나눴던 모든 대화를 구질구질하게 여기에 일일이 옮기긴 어렵지만, 다른 모든 대화들을 보아도 이하정은 나에게 직접적으로 성폭력을 호소한 적이 없고, 간접적으로도 내가 그 둘의 관계에 폭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왜 내가 심지어 성폭력을 부추겼다고까지 주장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또한 이하정은 2012년부터 내 블로그 안부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성적 경험이나 판타지,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한 불만 같은 것을 항상 매우 세밀하게 말해왔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하정이 자신이 뭘 원하고 원하지 않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충분했다. 그런데 내 블로그에 이하정이 남겼던 그 50여건의 글들은 폭로문이 올라오고 며칠 후에 다시 보니 모두 지워져 있었고 본인 블로그 닉네임도 친구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행히 나는 그 글들을 모두 캡쳐해두었다) 또 각 글의 삭제 및 수정 로그들은 서버에 모두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형사고소를 진행한 이하정이 수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1차 기록들을 어떻게 지워버릴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이하정의 주장이 사실임을 뒷받침하고 싶다면 당시의 일기라도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하정이 고소장에 첨부한 자료에는 일기조차 없었으며, 모든 자료와 증언은 고소할 당시에 재구성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뿐이었다. 사람의 기억이 왜곡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스스로 지우는 과정에서 그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하나하나 직접 봤을 텐데, 이하정이 굳이 이렇게 증거를 삭제하고 본인이 모를 수가 없는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나를 공격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괴상함과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위 내용들은 내 기억이 아니라 이하정이 남긴 카톡과 블로그 등 기록 증거들을 토대로 폭로문의 내용을 반박한 것이다. 나는 이하정을 살면서 단 한번 만났고 그 전후에 온라인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이었는데, 내가 왜 첫 만남부터 이하정에게 악의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카톡 대화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그 폭로문이 왜,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왜곡될 수 있었던 건지 기회가 된다면 정말 이하정과 대화를 해서라도 알고 싶다. 만약 내가 모르는 강간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그래서 이하정이 피해의 충격 때문에 혼란하여 당시의 사정을 분명하게 묘사할 수 없을 수도 있고, 당시의 증거가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고는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하정이 내민 대부분의 주장 및 자료는 내가 가진 기록과 배치되거나, 시간대가 확연히 불일치하거나, 내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주장하거나, 이하정의 친구들의 “이하정에게 이렇게 들었다”라는 식의 증언들 등으로 신빙성이 없는 것들뿐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이 이토록 많은데 어떻게 그의 다른 주장들을 단지 피해자라고 해서 믿어줄 수 있겠는가? 형사 수사에 임하는 지난 1년가량의 시간동안 경험했던 당혹감과 억울함은 이외에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것들을 일일이 여기에 하소연할 수 없어 안타까운데,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만한 맥락들이나 사소하고 구질구질한 부조리들이 뒤섞여있기 때문이다. 인간사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명쾌할 수 없다. 내가 형사적 무혐의로 드러났다고 해서 내가 잃은 많은 것들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대중에게 비춰진 누명을 벗기를 바랄 뿐이며,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과 그에 대한 도덕적 지탄 때문에 나의 한 사람으로서의 인권과 작가로서의 내 작업물들이 말살되는 일을 더 이상은 막기를 원한다. 그리고 나에 대한 비합리적 매도를 멈춰주기를 만인에게 호소한다. 또 내가 고소당한 주된 이유인 명예훼손에 관해서 말하자면, 내 만화는 이하정을 그린 것이 아니다. 나는 이하정을 단 한번밖에 만나지 않았고 그는 내 인생에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 만화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고소까지 당한 이유는 성범죄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1차 가해가 실재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2차 가해라는 모호한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심지어 이하정이 꼽은 만화들에는 본인의 피해주장과 연관되는 강간내용이 나오지도 않는다. 내가 그린 캐릭터들과 이하정은 같은 점이 없고(굳이 짚자면 미지의 세계 캐릭터의 이름 한 글자뿐인데 그건 너무나도 평범한 글자이다) 무엇보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청소년 여성 캐릭터는 내 만화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 나는 중학생이던 2006년부터 만화를 그려왔고, <미지의 세계>를 제외하고도 각 편수로 따지면 이백편이 넘는다. 내 만화들의 대부분은 남녀관계와 여성의 성적욕망 등을 묘사하는 것이었다. 특히 학생 시절은 나에게 인상 깊은 시기였으며 미성년자 여학생 캐릭터는 내 여러 페르소나 중에서도 주요한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시된 만화들의 주요 모티프인 청소년과 성인 간의 성적인 관계라거나 친구들끼리 사귀는 서사는 그 자체로 그렇게 특별한 소재가 아니며, 나도 청소년일 때 직접 겪은 적이 있다. 그리고 내가 이하정을 알기 이전부터 그러한 소재들을 만화와 소설 및 아이디어 노트의 형태로 꾸준히 다루어온 것들이 기록으로도 많이 남아있다. 그 서사들은 현실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상당부분이 내 고유의 창작자적 시선을 통한 편집과 연출로써 구성된 것이다. 또한 현실과 창작물의 간극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미학적 논의들이 필요할 텐데, 이하정 본인도 만화를 그리는 입장에서 남의 창작물을 어떻게 그렇게 납작하고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하정의 만화에 자신이 등장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사람들 또한 이하정을 고소해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독자들이 타인의 서사창작물에서 자신과 비슷한 모습이 어떻게 등장하는지 낱낱이 찾아내어 폭로하고 고소하면서 아예 현실과 조금이라도 닮아있는 묘사를 할 수 없도록 서로 손을 묶고 입을 틀어막아야 성이 차겠는가? 내 만화가 사악하거나 범죄적인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 그렇게 사악하고 범죄적인 작품이 존재할 수나 있는가? 작품은 완성된 순간 작가와는 별개의 존재가 된다. 만약 그토록 범죄적인 작품이 있다고 해도 그걸 다 없애버리자는 주장은 폭력적인 검열이며 전근대적인 반달리즘이다. 심지어 내가 살인을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자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그려진 추악한 인물들이 모두 나 자신을 투명하게 그린 것에 불과했다는 식으로 공격했는데, 내 만화는 그림일기가 아니며, 애초에 조미지는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캐릭터도 전혀 아니다. 조미지를 포함하여 내가 그려온 주인공들은 외롭고 소심하며 주체적 역할을 실행하기 어려워하는 타자 캐릭터들이었다. 내 만화들이 그렇게 악독한 것이었다면, 이전의 독자들은 왜 그 만화에 공감했다며 토로했는가? 내가 묘사해왔던 감정들이 매우 일반적인 공감대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마지막 글을 올린 후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것을 보았다. 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것은 했던 일을 증명하는 것보다 심히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앞에서 그렇게 좋다고 하던 인간들이 속으로 나를 그토록 미워해왔는지 모르고 살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이 일로 얻게 된 깊은 교훈 중 하나가 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퍼뜨리는 왜곡된 이야기들을 혼자서 일일이 반박하고 응징하려는 시도도 이제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폭로문 이후에 사람들은 나의 과거 트위터 사용 내역을 맥락 없이 전시하여, 선정적이고 사악해 보이는 글만 가져다가 잘라 붙여 내가 범죄자인 증거인 양 퍼뜨리곤 했다. 내가 트위터나 기타 SNS를 기존에 함부로 사용하고 거기서 욕설과 상스러운 농담을 남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트위터를 처음 시작한 2010년부터 그렇게 써왔다. 본래 상당수의 SNS 유저들이 자신의 계정에 비판과 욕설과 농담을 적고, 그 안에서 서로 싸우고 타인을 비웃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런 방식으로 이용했을 뿐이며, 이것은 이상한 것도 사악한 것도 아닌 그저 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뉘우치고 싶은 생각조차 없다. 그런 자질구레한 욕설들을 (심지어 주어가 특정되어 있지도 않았는데) 모두 자신을 향한 악의적인 괴롭힘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편집증적이고 피해망상적이다. 트위터라는 매체의 특성상, 타인의 계정에 전시된 140자 이하로 이루어진 짧은 글의 맥락은 단지 모호하게 추측할 수만 있을 뿐이며, 그게 웃겨서 가져온 건지 욕하려고 가져온 건지, 그 글에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생각인지 인용인지 창작에 쓰기 위함인지는 독자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나는 그러한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과 발언을 트집 잡아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위선적이고 기만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습게도, 내가 했던 욕설과 비도덕적 표현을 가리키며 그것들이 내가 범죄자인 증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쌍욕과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지금 나는 여전히 같은 내용의 민사소송으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시점에 있다. 이것이 또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창작을 지속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만화와 그림, 글을 만들고 공개할 것이다.|| 사과문에서 이자혜는 초기 사과문에서 자신의 성폭행 방조 사실을 인정했던 것은 지나치게 정신적으로 몰린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기억도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